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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

by 에메뜨 2023. 12. 23.

1. 줄거리 소개

 

아파트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신혼부부 두쌍이 바로 옆집으로 동시에 세를 얻어 이사를 오는 장면으로 전개 됩니다.

한 쌍은 무역회사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진부인과 그 남편이고, 다른 한 쌍은 신문기자로 일하는 주모운과 그의 아내 부부 입니다.

진부인의 남편과 주모운의 아내는 직장 생활에 바빠 아파트에 들어오는 시간이 거의 없어, 각각의 부부의 가정생활은 삭막하기만 합니다.

진부인과 주모운은 혼자 식사를 자주 하게 되는데, 둘은 자주 가는 국수 가게의 골목에서 마주 치게 됩니다.

가끔 나누는 대화를 통해 진부인의 남편과 주모운의 아내가 불륜 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주모운의 아내와 진부인의 남편은 급기야 일본 출장을 핑계로 여행까지 같이 가게 됩니다.

서로에게 측은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무렵, 어느날 주모운은 비를 맞아 감기에 걸리게되고, 진부인은 깨죽을 만들어 그를 위로 합니다.

둘은 동병상련을 느끼게 되고 가까워지며 함께 소설을 집필 하게 되었습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 수록 둘은 가까워 지고 서로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집주인이 눈치를 챌까봐 일부러 둘은 한동안 만나지 않게 되는데, 그 동안 두사람은 서로를 더 애틋하게 그리워 하게 됩니다.

결국 주모운은 진부인을 떠나야 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고, 진부인은 그를 안고 울었습니다.

진부인은 동방호텔에 홀로 남겨집니다.

그 후 1966년, 진부인은 어린 아들과 함께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 살게 됩니다.

주모운도 아파트에 방문했지만 진부인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떠나게 됩니다. 

주모운은 캄보디아의 유적지로 가서 유적지의 돌벽 사이의 구멍에 진부인과의 사랑을 속삭이고 흙으로 막습니다.

주씨과 진부인의 화양연화(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은 그렇게 유적처럼 길이 남을 것입니다.

 

2. 미장센과 ost

 

미장센은 프랑스어 유래의 단어입니다. 영화에서 미장센이란 무대 위에서 등장인물의 위치나 맡은역할, 무대장치나 소품, 조명 등에 대한 총괄 계획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나라 말로는 연출과 같은 뜻입니다.

화양연화는 미장센을 적절히 잘 배치한 영화입니다. 왕가위 감독이 아름답고 예술적인 미장센의 1인자라 불리울만 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양연화에서 미장센은 국수그릇, 장만옥의 치파오, 양조위의 눈빛, 붉은색, 좁은골목, 계단의 오르내림, 항상 정돈되어있고 완벽하게 세팅되어 있는 진부인과 주씨의 옷차림, 앙코르와트 등등 인 것 같습니다.

각각의 미장센들이 영화 곳곳에서 영화의 분위기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화양연화에서 가장 유명한 ost는 쿠바의 Osvaldo Farres 가 작곡한  Quizas Quizas Quizas  입니다.

가사는 남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에게 자신을 사랑하냐고 물어보는 내용인데 여자의 답변은 아마도 라는 대답이라는 내용입니다.

라틴풍 음악의 묘한 분위기와 가사가, 가슴속은 뜨겁지만 현실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진부인과 주씨의 마음을 대변하는 적절한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양연화의 또다른 유명한 ost 는 Shigeru Umebayashi 라는 일본인 작곡가 가 일본영화 Ost 를 위해 작곡한 곡인 Yumeji's Theme 입니다. 왕가위 감독이 이 음악을 사용하여 화양연화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부인과 주씨의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 쓸쓸한 마음 그리고 복잡한 감정이 잘 드러나는 선율의 음악입니다.

 

3. 느낀점

 

개인적으로 불륜이 모두 옳은 것이라고 생각이 되지는 않지만, 영화 내에서 서로를 향한 사랑이 직관적인 표현 없이도 잘 느껴 졌고, 주인공들이 도덕적으로 생각했을 때 불륜은 옳지 않다고 여겨 서로 자기자신을 절제 하려고 노력하는 감정이 잘 드러나서 애틋하면서도 안타까운 감정을 잘 느낄 수 있어서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의 남편과 부인이 드러나지 않은 점이 오히려 주인공들에게만 더욱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고, 그 시절 홍콩의 풍경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실제로 홍콩의 건물들은 비싸기로 유명하고 낡고 좁은 것으로 유명한데 영화 내에서도 그런 장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벌써 개봉 20주년이 넘은 이 영화는 실제로 평점도 높고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적절한 미장센을 잘 배치하여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특별히 화려한 대사 없이도 잘 드러내고 그 감정을 관객들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만약 진부인이나 주씨같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저는 서로 각각의 배우자에게 불륜 사실을 다 알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이혼 한 뒤 , 결혼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담이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들이 국수집에 갈때 홍콩사람들은 국수를 즐기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예전에 홍콩에 갔을 때 맛 보았던 카우키 국수집이 떠올랐습니다. 유명한 국수집이었는데 언젠가 다시 홍콩에 간다면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