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깊은 산골 마을에 사는 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오래토록 자녀가 없었는데, 할아버지는 산속에서 대나무를 베어 생계를 유지 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할아버지는 여느 때와 같이 대나무를 베러 대나무 숲에 갔다가 빛이 환하게 나는 한 대나무를 발견 하게 됩니다.
할아버지가 환하게 빛나는 대나무 가까이 가자 그 앞에 작은 죽순이 있었는데 순식 간에 커지며 연꽃 같이 펼쳐지고 그 안속에 아주 작은 인형 같은 여자아이가 있는 것을 발견 하게 됩니다.
할아버지는 그 작은 아이를 두 손에 고이 담아 집으로 데려 오게 되는데 집에 오자 그 작은 인형같은 여자 아이는 아기로 변하게 됩니다.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욱 빠르게 자라게 되고, 하루만에 쑥쑥 자라 있는 모습을 보고 동네 아이들은 다케노코(대나무순)라고 부르게 됩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다케노코를 자신의 아이 처럼 아끼며 키우는데 어느날 할아버지가 대나무를 베러 대나무 숲에 갔다가 대나무 안에서 금과 비단을 발견 하게 됩니다.
할아버지는 이건 그 아이를 귀하게 키우라는 하늘의 계시 처럼 받아 들여 그 금을 팔아 수도에 큰 집을 마련하고 어느날 동네 아이들과 놀다 들어온 다케노코를 데리고 수도로 떠나 버립니다.
수도에서 다케노코는 사가미에게 고귀한 공주가 되는 예절을 받게 되고, 가구야 공주라는 이름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가구야 공주에게 이를 검게 칠하고, 눈썹을 뽑고,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 현실은 감옥과 같았습니다.
가구야 공주가 아름답다는 소문이 수도에 퍼져 5명의 귀족 남성들이 청혼을 했지만 가구야 공주는 모두 거절 하게 되고 나중에 황제의 귀에까지 가구야 공주의 이야기가 들어가게 됩니다.
황제는 가구야 공주에게 찾아가 그녀를 안으려 하고, 그날 부터 가구야 공주는 밤마다 달을 보며 슬픈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사실 가구야 공주는 달에서 왔습니다. 달에서 지구를 그리워 하는 사람을 보고 지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지구로 오게 되었는데 황제의 행동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달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달에게 빌었습니다.
결국 달나라에서 가구야 공주를 데리러 오게 되었고 가구야 공주는 그렇게 모든 기억을 잃은채 달나라로 돌아가게 됩니다.
2. 타케토리모노가타리, 시대적 배경과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들
가구야 공주 이야기는 타케토리모노가타리 라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 된 전래 동화에서 유래 하였습니다.
시대적 배경은 헤이안 시대로, 이 시대는 결혼 할 때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편지를 보내다가 그 집에 들어가 합궁을 하고, 3일 연속 이어지면 결혼 하는 형태 였다고 합니다.
시대적 배경이 남성우월사회이다 보니, 가구야공주이야기에도 남성 우월적인 내용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가구야 공주 이야기는 구전으로 전해 지다가 고전 소설이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어린아이들도 모두 아는 유명한 고전 소설로, 아마 우리나라의 콩쥐팥쥐 처럼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가구야 공주 이야기에서 나오는 귀족 5명은 모티브가 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존 인물이 있습니다.
이시즈쿠리 황자는 타지히노 시마
쿠라모치 황자는 후지와라노 후히토,
우대신 아베노 미우시는 아베노 미우시,
대납언 오오토모노 미유키는 오오토모노 미유키
중납언 이소노카미노 마로는 이소노카미노 마로 가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가구야 공주는 결혼이 너무 하기 싫은 나머지,
각각의 황자들에게 부처의 바리때, 봉래산의 옥가지, 불쥐의 옷, 용머리의 구슬, 제비가 낳은 자안패 를 가지고 오면 결혼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황자들은 물건을 돈으로 사기도 하고, 제작하기도 하고, 구하려다가 다치기도 하고 죽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가구야 공주는 이러한 사건들 때문에 죄책감을 가지게 됩니다.
3. 느낀점
대나무꾼 할아버지는 마치 우리 시대의 극성 부모님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아이가 진정으로 행복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주고 배려해 주는 대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아이에게 투영하여 꼭두각시 처럼 살아가게 하는 부모님들과 비슷 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기대를 맞추려 노력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기분을 느끼고, 결국 모두가 불행해지는 결과를 초래 합니다.
가구야 공주 처럼 아름답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태어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라 생각이 듭니다.
남의 시선을 생각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 가구야 공주의 바람이었지만 현실은 고귀한 공주로서 지켜야 할 것이 너무도 많았고,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뤄지는 황자들의 구애와 청혼들이 거절하는 과정마다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맞추는 것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먼저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도 살다보면 비슷한 상황들을 한 번 이상은 겪게 되는데, 가구야공주 이야기를 보며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노래가 있습니다.
가사가 돌아라, 빙빙돌아라, 물레방아야 돌아라 돌아서 해님을 불러오렴 새, 벌레, 짐승, 봄, 여름, 가을, 겨울 데려오렴 이라는 내용인데, 우리들의 반복되는 덧없는 인생을 표현한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 없는 우리들의 인생 속에서 자신만의 힘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의 기대나 생각에 부합하려 노력하는 것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며 살아가야 겠다는 다짐을 해보게 되었습니다.